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 감상

글배우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를 읽었다. 글은 쉽지만 내용은 깊습니다.

비꼼일지도 모르는데, 제목 대로 난 그동안 괜찮은 척해온 사람이다. 그 탓에 내 마음은 날마다 피곤해서 쓰러지는 것 같다.
그래도 지은이는 자신을 사랑하자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계속 찾으라고 한다.

"당신에게는 당신을 사랑할 기회가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9p.)

솔직히 말하면, 정말 간신하다.
길이 나를 덮은 이 수박에서 풀려나면 곧바로 바뀔 수가 있으련만.

아픈 환경속에서 상처받기 쉬운 사람에게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환한 미래를 여는데 필요한 시련일 것이다.

평이한 문장에 날카로운 의지가 숨어 있다.
다정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힘껏 세우는 것을 독자를 설득하는 것이다.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100p.)

이건 옳고 그름에 갇혀서 정답이 궁금해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쓴 약이 되지 않을까 싶다.
분명히 지은이는 이를 읽은 자가 앞날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것이다.
나처럼 뚜렷한 이유없이 헤매기 만하는 사람을 위해 지어진 게 아니다.

자기 생각에 따라 행복을 정해야 한다는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각장 모두에서 지은이가 먼저 어떤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는 스타일을 통해서인데 지은이는 정말로 허다히 사람과 만나고 이야기한 사람인 것으로 여겨진다. 상당히 다양한 일을 겪던 분이다.
이 에세이 본문에는 인명, 지명 등 고유명사가 꽤 적다. 그래서인지 조금 추상적인 느낌이 난 적도 있다. 다만 글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은 오히려 밑다.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 괴로울 때에 생각나고 싶은 말의 하나하나를 발견하겠다.
나도 이렇듯 인간의 마음에 깊숙이 미치는 글을 써보고 싶다.


戻る